공사다망하심에도 불구하시고 이 자리에 참여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다사(多事)했던 74년은 가고 이제 희망이 새해를 맞이함에 즈음하여 이해는 현종(賢宗) 여러분에게는 복된 한해가 되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본인이 오늘 이 자리에 여러 현종들을 초청한 것은 그간의 격조했던 혈정(血情)을 풀고 이와 함께 우리들의 종사를 의논하여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자 하는데 그 뜻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구(舊) 왕조시(王朝時)의 종친부의 후신(後身)인 대동종약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약원의 설치목적은 첫째 조상에 대한 숭조를 하고, 둘째 동종 간에 돈목을 하자는데 그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실정을 돌이켜 볼 때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본래의 목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여러 현종들이 잘 아시는 사실입니다.
본인은 한때 선부공(先父公)께서 가진 역경 속에서도 숭조를 하고자 하시는 그 유지를 받들기 위하여 종약원과는 따로이 묘릉수호봉향회(廟陵守護奉香會)를 구성하여 묘릉(廟陵)에 대한 수호 봉향을 꾀하여 보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많은 동종(同宗)들이 물심양면으로 협조를 해주었습니다만은 유감스럽게도 당초에 예기치 않았던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들이 겹쳐서 본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 점 동종(同宗) 여러분들에게 감히 미안하게 생각하는 바이오니 선의로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본인은 다시 종약원을 중심으로 모든 종사를 하기로 하고 이를 위하여 명실상부한 대동종약원이 될 수 있도록 종약원의 조직 형태를 개편하였습니다. 그 대요(大要)를 말씀드리면 현행 일반 원원제도와 함께 새로이 다음과 같은 특별원원 제도를 마련하였습니다.
첫째 현재의 행정구역본위의 조직에다 각 왕자파를 참여케 하는 복합조직으로 하였습니다. 종친단체인 종약원에 각 왕자파의 참여를 배제하고는 대동종약원의 실(實)을 거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여러 현종(賢宗)들과 같은 사회 저명하신 여러 동종들의 직접참여를 제도화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고도(高度)한 지성과 지도적 지위에 있으며 또한 그 활동분야가 넓고 영향력이 큰 여러 현종들이 종약원을 외면하거나 소극적인 위치에 서면 종약원은 사실상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본인은 여러 현종들에게 커다란 기대를 걸고 오늘 이 자리에 초청을 한 것입니다.
백대지친(百代之親)이라는 동종(同宗)이념과 보본숭조(報本崇祖)라는 조손(祖孫) 관념의 대의에서 빠짐없는 특별원원 등록을 간망(懇望)하는 바입니다. 이에 수반(隨伴)되는 등록금은 현재 기본재산이 없이 감히 어려운 실정에 있는 숭조사업 기금조성에 다대한 기여가 될 것입니다. 이에 곁들여 현종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16일에 개최되었던 재일교포 동종들의 일본지원 총회에 본인이 참석하였던 바 앞으로 많은 기대를 걸어 볼 만한 흐뭇하고 고무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이번에 민족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타에 비길 수 없는 종묘대제의(宗廟大祭儀)에 대하여 정식으로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고자 추진중이오니 이 점 아울러 많은 협조가 있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