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대 선조대왕의 제10왕자, 흥안군 이제 묘 석물

제14대 선조대왕의 제10왕자, 흥안군 이제 묘 석물 - 흥안군 석물을 찾은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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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당 2025. 3. 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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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대 선조대왕의 제10왕자, 흥안군 이제 묘 석물

흥안군 석물을 찾은 여정

2006년, 전주이씨 흥안군파(남해파) 족보 복사본을 통해 흥안군 묘소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묘소는 경기도 시흥군 안양읍 이동리 신촌 손좌(巽坐)에 위치해 있었다. 이후 흥안군 석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여러 해가 흘렀다.

묘소를 찾기 위해 안양시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추적한 끝에, 개발 당시 촬영된 묘소 사진을 입수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흥안군 묘소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문의했으나, 담당자와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나마 묘역 사진을 확보한 것이 작은 성과라 생각하며, 직접 현지를 답사했다. 하지만 이미 개발이 진행된 지역이라 사진 속 옛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흥안대로'라는 도로명이 남아 있어, 이곳이 과거 흥안군 묘가 있던 자리였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묘역 사진이 단순히 '전주이씨 묘역'으로만 표시되어 있어, 흥안대로의 지명 유래를 시청에 문의했다. 시청에서는 "일제강점기 당시 '흥안보통학교'가 있어 그 이름을 따와 도로명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시청 관계자에게 "흥안보통학교라는 이름도 결국, 이곳에 흥안군 이제의 묘소가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묘소의 행방을 계속 조사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인 '흥안군 묘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담당자가 바뀌고, 관계자들조차도 더 이상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묘소의 정확한 위치와 처리 과정을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뜻밖의 발견(2016년 쯤)

그러던 어느 날, 지인과 함께 박물관을 방문하던 중 야외 전시된 문인석이 눈길을 끌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전시관으로 들어갔을 텐데,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문인석을 먼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에게 먼저 가보자고 제안한 후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었다.

바로 몇 년 전 입수한 사진 속 문인석이었다. 흥안군 묘의 석물을 드디어 찾은 것이다.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마침내 단서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감격스러웠다.

나는 곧바로 박물관 관계자를 만나 석물의 연유를 설명하고, 전주이씨 흥안군파 족보 복사본을 전달했다. 또한, 개발 당시 지표 조사를 진행했던 박사님께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셨다. 박사님은 20여 년 동안 이 석물의 주인을 알지 못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고 하셨다.

특히, 박사님께서는 흥안군 묘의 동자석이 조선 석조 미술사에서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며, 과거 연구 보고서의 표지 화보로도 사용되었다는 점을 언급하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 동자석은 분실된 상태라고 했다.

석물, 본래의 이름을 찾다

그동안 이 석물은 '평촌동 문인석'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제 본래의 주인을 되찾아 안내판에 ‘흥안군 석물’로 표기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묘소는 평촌동 개발 과정에서 파묘된 것으로 보이며, 무연고묘(無緣故墓) 처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묘를 보존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그나마 석물이라도 찾아낸 것이 작은 위안이 되었다.

현재 흥안군 석물들은 명지대학교 용인캠퍼스에 보관되었다가, 이후 경기도청 야외에 옮겨졌고,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전되어 야외 전시되고 있다.

특히 예술성이 뛰어났던 동자석이 현재 분실된 상태이므로, 혹시라도 발견하시는 분들은 필자나 국가유산청에 도난 문화재로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

추후 흥안군 묘소는 단소로 다시 조성할 계획이다.

덕흥사적연구회장 이학주 씀.